|
제대로 된 정치를 하기 위해서는...
정치에 대한 언론과 국민들의 잘못된 인식도 우리를 어렵게 만든다.
얼마전 어느 방송은 서울 시장 후보로 거론되는 사람들의 이름을 일제히 내놓고는 김
칫국부터 마신다느니, 너무 일찍 선거를 과열시킨다느니 하면서 모욕을 주었다.
'과열'이라는 말은 옳지 않은 표현이다. 과열이라니? 서울 시장 후보라는 사람들이 누
구의 생업에 지장이라도 주었다는 말인가. 아니면 시민 생활에 불편이라도 주었다는
말인가?
정치활동은 국민의 기본권이다. 선량한 풍속, 사회질서와 공공복리를 침해하지 않는
한 누구도 제한할 수 없다.
뿐만 아니라 서울 시장은 서울시의 살림을 책임지는 중요한 자리이다. 누가 어떤 사람
인지 알리고 알아보고 뽑아야 한다.
그러자면 한 1년 전부터 후보로 나올 사람이 떠올라야 관심 깊게 읽고 듣고 물어도 보
고 의논도 해 두었다가 올바른 결정을 내릴 것이 아니가.
원리 정치에는 '과열'이라는 말이 없었다. 군사정권이 들어서면서부터 자기들은 돈과
행정조직을 이용해서 선거를 치르면서 야당의 입과 발을 묶기 위해서 만들어 낸 용어
이다.
그런데 언론은 법도 모르고 정치도 깊이 생각해 보지도 않고 욕부터 먼저 한다. 그것
도 김칫국 마신다느니 하는 따위의 모욕까지 한다.
또 선거와 관련하여 '몇 년 동안 지역구를 발로 누빈다'는 이야기를 칭찬하는 말처럼
인용하는 보도를 많이 보게 된다. 등산길, 약수터, 목욕탕, 초상집 문상, 주례…….
그러나 이는 칭찬할 일이 아니다. 내가 국회에서 일을 해보니 휴가 한 번 안 가고 죽
어라고 일을 해도 할 일이 태산 같이 밀렸고 지나고 나서 보니 아무 것도 해 놓은 일
이 없었다.
그런데 지역구에서 악수나 인사를 하고 다니는 것이 잘하는 일이란 말인가. 하루에 10
0면씩 4년을 꼬박 악수를 하고 다녀도 유권자 15만명을 다 만날 수가 없다.
여론 수렴을 위해서, 그리고 다음 당선을 위해서 부득이 지역구인사를 게을리 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라 하더라도, 그것을 잘하는 일이라 부추기거나 그런 일을 열심히 하
지 않는다 하여 비난하는 관행은 없어져야 정치가 잘되어 갈 것이다.
지역 발전 논리도 마찬가지이다. 예산 국회 때 신문을 보면 지역구 예산에 신경 쓰는
국회의원을 비난하는 기사가 나온다. 그러나 선거 때가 되면 또 지역개발 논리가 당연
한 것처럼 소개되어 나온다.
앞뒤가 맞지 않는 일이다.
지역구 국회의원이 지역의 이익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그러
나 균형을 깨뜨리면서까지 예산 싸움을 하는 것은 역시 나라 살림을 망치는 일이다.
그런데 그보다 더 큰 문제는 지역구 사업 공약이 대부분 거짓말이라는 점이다. 지역에
서 시행되는 사업은 대체로 몇 년 전부터 추진된 계획에 따라 집행되는 것이지, 국회
의원이 하는 일이 아니다. 그런데도 무슨 공사가 준공만 되면 국회의원들이 앞다투어
플래카드를 내걸고 공치사를 하니 이것은 말도 되지 않는 이야기이다. 지난 번 선거
때 어떤 국회의원의 선전 팜플렛을 보았더니, 자기 임기 동안 시행된 모든 건설 공사
수십 건의 사진이 몽땅 실려 있었다. 참으로 기막힌 거짓말이다.
그런데 더욱 안타까운 것은 내가 굳이 이렇게 말을 하지 않더라도 이런 사실들을 다
알 만하고 또 실제로 알고 있는 사람들이 선거 때만 되면 또다시 같은 속임수에 넘어
간다는 사실이다.
정치인과 정치활동에 대한 이런 의식 때문에 정치를 제대로 해보려는 사람들은 정말
어렵다.
■ 변호사는 본래 그렇게 해서 먹고삽니까
■ 내 사랑 양숙씨!(love story)
■ 여보 나좀 도와줘....
■ 사법고시를 준비하는 노하우 ! !
■ 모두가 떠나고 없는 빈 들에서...
■ 제대로 된 정치를 하기 위해서는...
■ [시사인물사전6] 노무현 - 1 '2000년 4월 13일 제16대 국회...
■ [시사인물사전6] 노무현 - 2 '아스팔트 변호사'
■ [시사인물사전6] 노무현 - 3 '정계입문과 5공 청문회'
■ [시사인물사전6] 노무현 - 4 '3당합당과 연이은 시련'
■ [시사인물사전6] 노무현 - 5 '차세대 지도자 노무현'
|
